세상은 요지경

셀프 무인 매장 유행, 셀프 샴푸 미용실

동꾸 2023. 4. 20. 16:19
반응형

오늘은 머리가 지저분한 것 같아 미용실에 갔다.

원래 가던 미용실은 제가 사는 지역에만 있는 체인 미용실인데 컷 25,000원 정도 되고 컷만 해도 샴푸, 두피 마사지, 다운펌까지 해주는 프리미엄 미용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100% 예약제라 급하게 머리를 자르고 싶을 땐 이용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다음날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머리를 깔끔하게 자르고 싶었는데 마침 주변에 컷 10,000원짜리 미용실이 있었다.

네이버 리뷰도 꽤 좋아서 바로 갔다.​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찍은 사진

머리 자르는 의자는 3곳 정도 있었고 직원은 없고 사장님 혼자서 일하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한 사람 자르고 그다음 한 사람 자르고 순서대로 머리를 잘라주시더라.

가격표

특이한 것이 커트(셀프샴푸) 10,000원, 프리미엄커트(커트+두피마사지+워터펀치+도움샴푸) 17,000원으로 커트가 두 종류로 나눠져 있고 프리미엄 커트가 7,000원이 더 비쌌다.

그렇다면 두피마사지와 워터펀치, 도움샴푸의 서비스 가격이 한 7,000원 한다는 거겠지?

저는 순간 보자마자 내가 머리를 감아야 한다니 순간 당황했다.

전에 머리를 잘린 손님도 알아서 혼자 머리를 감고 나가시더라.

보통 미용실에 여자가 컷을 하면 보통 머리를 자르고 샴푸를 해주시나?

남자는 보통 컷을 하면 머리를 감겨준다. 하나하나 다 말려주기도 한다.

이게 당연한 건줄 알았다.

▲ 이  개수대 (?)  같은 곳에서 앞으로 머리를 숙여서 따듯한 물로 머리를 감았다.

머리를 깔끔히 자르고(투블럭) 사장님께서 머리 셀프로 감을 거냐고 물어보셔서 그런다고 했다.

마치 자연스러운 것 처럼.

샴푸랑 린스도 다 있어서 좋았다.

개수대 바로 위쪽에 티슈 뽑는 것처럼 수건을 뽑을 수가 있어서 수건으로 바로 머리도 닦았다.

​그리고 왼쪽에 있는 셀프로 머리 말리는 곳에서 머리도 잘 말렸다.

면봉, 왁스, 젤 등 스타일링을 할 수 있는 제품들도 잘 구비가 되어있었다.

(이 정도면 괜찮은데..?)

만약 일반 미용실에서 커트할 때 셀프로 머리를 감고 말리면 7,000원을 할인해 준다고 하면 저는 무조건 셀프를 선택할 것 같다.

머리 감겨주시고 말려주시는 게 편하긴 하지만 약간 죄송하기도 하더라.

돈 내고 내가 받는 서비스지만 머리 감을 때 머리가 무거울 것 같기도 하고


​제가 전부터 재미있게 보던 미래 풍자 시트콤 "킥서비스" 유튜브 채널 2032년 시리즈.

셀프로 머리를 감고 보니 여기서 봤던 "무인 미용실"편이 떠오르더라.

내용은 2032년에는 무인점포가 다른 업종으로 확장이 되어서 미용실도 무인으로 운영한다는 이야기이다.

무인이어서 머리도 셀프로 잘라야 하고 머리카락 청소도 내가 해야 하는, 웃픈 현실을 나타내주는, 2023년 현실에서의 무인점포를 풍자하는 편이었다.


요즘 무인점포가 많이 늘었다.

임대료, 인건비 등이 많이 오르면서 자영업이 점점 힘들어지는 요즘 무인점포는 자영업 사장님의 작은 몸부림이라고 볼 수 있다.

도난, 청소, 관리의 어려움 등 무인점포의 어려움 보다 인건비로 돈이 나가는 게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제 주변에도 무인점포가 정말 많다.

24시간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대표적인 무인점포고, 애완동물 용품 할인점, 밀키트, 세계과자 할인점, 카 등 여러 가지 업종으로 무인점포 물결이 퍼지고 있다.

창업비용은 무인점포가 일반점포보다 더 들지만 무인점포는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유지비용이 훨씬 적어져 오래 영업을 하게 되면 마진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물가가 상승하는 만큼 최저임금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자본주의 세상에선 어쩔 수 없는 움직임이지만 자영업을 하는 사장님 입장에선 계속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 아무도 안 계세요?" 한국에 부는 무인화 바람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의 경의중앙선 신촌역 앞 카페. 5평쯤 되는 내부는 단출하다 못해 썰렁해 보였다. 커피 벤딩머신(vendi..

realty.chosun.com

출처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

무인점포가 늘어나는 현상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순서인 듯하다.

우리도 무인점포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유인점포보다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으면 소비자 입장에선 무인점포도 반갑다.

저희는 저렴한 게 최고이니까.

소비자와 자영업자 둘 다 윈윈 하는 세상에 왔으면 좋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