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가정에서 살아오면서 부모님께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다른 집안의 아들들과 비교를 하며 똑같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부모님께,
"나는 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마음도 다르고 몸도 다른 사람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라고 말을 했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진학을 위해 학과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부모님은 내가 취직이 잘 되는 과에 희망을 하길 바랐고,
나는 나 나름대로 하고 싶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 가고 싶은 학과가 따로 있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압박에 못 이겨 취직이 잘되는 과로 가게 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뒤 언 4년이 지났다.
지금의 삶이 힘들고 지겨울지라도 지나왔던 시간들이 후회되지는 않는다.
부모님이 원망스럽지도 않고...
하지만 내심 마음 한편엔 만약 그때,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쭉 밀고 나갔었으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은 아직 소중하게 남아있다.
나에게 이미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린 소금이(반려견 이름)는 자식과 다름없다.
소금이는 지능이 낮은 건지, 그냥 성격이 그런 건지 산책할 때 아무리 긍정강화 훈련을 해도 줄을 잡고 있는 사람보다 앞에서 줄을 약간 당기며 산책을 한다.
2년 동안 중성화를 하지 않고, 버려져 길거리에서 지냈던 아이라 그런건지 산책할 때 냄새 맡느라, 마킹하느라 정신이 없다.
주인은 신경 안 쓴 지 오래고 줄은 항상 팽팽하다.
길거리 다른 개들을 보면 주인 옆에 콕 붙어서 얌전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주인과 교감하며 걷는 강아지들도 많은데, 우리 소금이는 왜 그럴까 나를 주인으로 생각을 안 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어쩔 때는 콱 줄을 당겨서 충격요법으로 줄은 당기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슬개골이 안 좋은 소금이는 소파에서 점프해 내리는 걸 하면 안되는데 우리가 나가려고 하거나 밥을 주려고 하면 어김없이 쇼파 위에서 뛰어 내려온다.
이럴 때 쓰라고 발판이 있는데도 말이다.
한참을 혼내고 해도 말을 알아듣기는 하는 건지 싶다.
혼내고 나면 주눅 들어서 곁에 오지도 않고 눈치도 보는 게 혼난 건 아는 것 같은데 왜 자기가 혼난 건지는 모르는 듯하다.
어제는 퇴근하고 집에 바로 왔는데 다이소에서 산 쿨링 패드를 이빨로 뜯고 안에 있는 화학용 젤을 먹기라도 한 건지 난장판이 나있었다.
그 광경을 발견하고는 바로 소금 이를 혼냈는데, 주눅든 소금이를 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얘가 혼자 집에서 있느라 심심해서 그런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했다.
강아지를 키우는 건 자식을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소금이는 다른 강아지들과 똑같은 강아지가 아닌데, 나는 다른 강아지들처럼 얌전히 산책을 했으면 좋겠고 사고를 안쳤으면 좋겠다.
훈련을 잘하고 주인말을 잘 알아듣는 똑똑한 강아지와 소금 이를 자꾸 비교하게 된다.
나도 어렸을 때 비교당하는 걸 그렇게 싫어했었으면서 정작 나도 소금이를 비교하고 있었다.
이 글을 쓰면서 소금이에게 더 잘해줘야겠다는 마음을 다짐해 본다.
아래에 소금이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영상을 첨부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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